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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국가인권위원장, 취임 한 달 만에 인권침해로 진정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2015. 9. 15. 13:53

[보도자료]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성적지향․성별정체성(SOGI)법정책연구회

수신

각 언론사 담당 기자님

일자 

2015.9.15

보도자료 

총14매(진정서 11매 포함)

 담당자ㅣ정현희(SOGI법정책연구회 상임연구원)  010-3167-5572  sogili.ks@gmail.com  www.sogilaw.org

 

 주  소ㅣ(121-846)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0길 26 인권중심사람 내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한 달 만에‘인권침해’로 진정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 차별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

 

“국가인권위원회는 성적 지향에 대한 차별 시정을 하는 유일한 국가기관으로서 선도적인 역할이 요구된다.”이는 2014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가 명시한 성소수자 차별실태조사의 목적이다. 그러나 조사가 완료된 지 반년이 넘도록 국가인권위원회는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오늘 오전11시 국가인권위 앞에서는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실태조사인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실태조사>를 수행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이 주최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인권위가 조사결과를 은폐하고 있다”며, 이를‘국가기관에 의한 평등권 침해’로 보고 국가인권위원장과 차별조사과장을 대상으로 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취임 한 달 만에 인권위원장이 피진정인이 된 것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연구책임자(장서연 변호사)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가“최초로 국가적 성소수자 대상 차별실태조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일부 반성소수자단체 및 보수개신교의 반발을 의식해 공개를 꺼리고 있으며, 국회의원이 자료를 요청해도 주지 않고 있다”며“인권위 한 관계자가 말하기를, (국회의원에게 주면)국정감사 자료로 쓰일까봐 보고서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국가인권위 담당 조사관과의 협의를 통해 바로 다음 주인 9월 23일에 결과발표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지난 9월 3일 돌연“발표회를 국정감사 이후로 연기하자”는 연락을 받았다는 것이다.

 

진정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다른 실태조사와 달리 성소수자인권실태조사 결과 공개를 장기간 보류하는 것은, 그 누구보다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증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반성소수자 단체 및 보수개신교의 눈치를 보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을 이유로 재화와 용역의 공급이나 이용에 있어서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이므로,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행위이자 국가기관에 의한 평등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난 9월1일 이성호 인권위원장은 한국교회연합을 방문하여“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금지를 포함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하여 한국교회가 염려하고 있다”는 목사들의 언급에 대해“(인사청문회에서)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기존 인권위원회 입장에서 원칙적인 수준의 답변을 드린 것에 불과하다”면서“한국교회가 걱정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어 지난 9월 11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내방,“국가인권위원회에서 소수의 인권을 위한다고 다수 인권에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연합회장의 의견에 대해“국가인권위원회도 국민 다수가 동의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범위에서 활동한다”고 답변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취임 전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당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서울남부지법원장 재직 시절 트랜스젠더(성전환자)의 성별정정 신청에 대해“성기 사진 제출”을 요구한 적이 있어, 이는 후보자의 인권 의식 및 전문성을 검증하는 주요 쟁점이 되었다. 후보자는 당시“피해를 입은 분에게 송구하다”며“성적 소수자 등 다양한 인권 현장에 대한 경험과 감각을 쌓고 길러 나가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취임 직후 그와 다른 행보를 걸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이종걸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이성호 인권위원장이 취임 직후 인권 현장이 아닌 종교계, 그것도 공히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반대하는 종교계를 내방해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며, "인권 전문성도 없지만, 인권위원장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것”이라 지적했다. 이어, 인권활동가 명숙(국가인권위원회제자리찾기공동행동)은“ICC(국가인권기구간 국제조정기구)는 투명하고 시민참여적인 인권위원장 인선절차와 정부로부터의 독립성 문제를 지적하고 수차례 국가인권위에 대한 등급심의를 보류했다”며“인선절차가 왜 중요한지를 이성호 인권위원장이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시아태평양국가인권기구포럼(Asia Pacific Forum Advancing Human Rights in Our Region) 역시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소수자의 인권보장을 위하여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장서연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장이“기본적으로 사회적 책무와 인권에 무감각”할 뿐 아니라, 성적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를 명시적으로 규율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위반하고, 국제인권조약 및 인권기준 위반, 공직자의 종교중립성 훼손을 행했다며“법치는 국민을 법으로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국가, 공직자 스스로 법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 꼬집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명시한 바“차별 시정의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인권위의 전문성과 독립성 문제는 신임 위원장 하에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한 이번 진정이 기구 내 조사 및 조정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가인권위는 지난 2012년「종교에 의한 차별실태 및 개선방안연구」가 기독교계의 난타를 얻어맞자 비공개 처리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