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15 [보도자료]기존 성 제거수술 했다면 성기성형 없이 성별정정 가능

Posted by SOGI법정책연구회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알림 : 2013.07.31 17:11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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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번호 : 13-03-15-01

일 자 : 2013년 3월 15일

발 신 :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수 신 : 인권단체

제 목 : 문 의 : 한가람 변호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나영정 상임연구원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보 / 도 / 자 / 료

기존 성 제거수술 했다면 성기성형 없이 성별정정 가능


“대법원 판례․예규가 요구하는 성기성형은 지나치게 가혹”

서울서부지법, 23년간 여성과 사실상의 혼인관계 지속해온 A씨 등

FTM(Female-to-Male) 성전환자 5명에 대해 성별정정 허가 결정


덥수룩한 수염과 굵은 목소리, 다부진 체격. 어머니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서울에 살고 있는 A씨(49세)는 누가 보더라도 남성이다. 그러나 A씨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2로 시작한다. A씨는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줄곧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녀온 성전환자이다.


A씨는 남성호르몬 요법과 유방, 자궁 절제수술 등을 통해 남성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법적 성별은 변경하지 못했다. 현재의 대법원 판례와 예규는 성전환자의 성별정정을 허가하기 위한 요건으로 ‘(생물학적 성별과) 반대성으로서의 외부성기’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남성성기성형(재건)수술은 요도협착, 피부괴사 등 의료적 위험성이 크고 재수술 가능성도 높으며 수술비용도 수천만 원에 이르러 수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3년간 사실상의 혼인관계를 지속해 온 아내와 동네에서 잉꼬부부로 소문날 정도로 금슬이 좋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주민등록번호 2번으로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두려워 평생 한 번도 투표소에 가지 못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강영호 법원장은 오늘(2013. 3. 15.) A씨 등 남성의 외관과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고 남성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나 남성성기성형수술을 받지 못한 FTM(Female-to-Male) 성전환자 5명에 대해 가족관계등록부 성별란의 ‘여’를 ‘남’으로 정정할 것을 허가했다. 이는 대법원 판례와 예규가 반대의 성에 부합하는 외부성기 요건을 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의료적 위험성이 높고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드는 성기성형수술을 성별정정 허가에 있어 반드시 요구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세계성전환자보건전문가협회(WPATH)는 성기성형수술이 의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며, 현재 의료기술로서는 난이도가 매우 높고 그만큼 부작용과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성별정정의 전제 조건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성전환자보건전문가협회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지난 1월 이러한 의견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직접 제출하기도 하였다(별첨자료).


그래서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성기성형을 요구하지 않으며 최근 영국, 독일, 스페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는 점차 생식능력제거까지 요구하지 않는 추세이다. 또한 미국 연방정부는 여권·이민 관련 서류의 성별정정절차에 대하여 성전환수술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성별정정의 전제조건으로 성기성형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번 결정으로 성전환수술 중 기존 성 제거수술은 하였으나 성기성형을 하지 못한 성전환자들도 법원으로부터 성별정정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를 반영한 대법원 판례나 법률이 없기 때문에 성별정정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판례 변경이나 예규 개정, 관련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신청인 A씨 등 5명은 지난해 12월, 전환된 성에 부합하는 성기성형을 요구하는 것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에 있어서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과도한 의료적 개입을 획일적으로 요구하며, 성전환자의 헌법상 기본권 보장을 위한다는 성전환자 성별정정 허가의 취지에 반한다면서 남성성기성형수술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성별정정을 허가해 달라고 신청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가 자료조사와 연구를 수행하였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장서연 변호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류민희, 조혜인, 한가람 변호사가 신청대리인으로 나섰으며,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운영하는 ‘언니장학회’에서 당사자 2명을 지원하였다.



첨부1. <세게성전환자보건전문가협회(WPATH) 법원 제출 의견서>

첨부2.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소개>



첨부1. 세계성전환자보건전문가협회(WPATH) 법원 제출 의견서


의 견 서


세계성전환자보건전문가협회(The World Professional Association for Transgender Health, WPATH, 이하 ‘협회’라 합니다)는 성별위화감(gender dysphoria)을 겪는 개인들을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한 국제협회입니다. 1979년에 설립되었으며, 성전환자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의료적 임상 업무나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의사, 정신건강 전문가, 사회과학자, 그리고 법조 인력 650명 이상이 현재 함께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학제간(interdisciplinary) 전문가 협회입니다. 협회는 신분증명서(identity documents)와 공적 기록상의성별 정정에 있어 외부 성기 요건을 사전적으로 요구하는 문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의견을 개진합니다.


1. 외부 성기 형성을 포함하는 최대한의 성전환 수술은 모든 성전환자에게 의학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협회 이사회는 2010. 6. 16. 전 세계 성전환자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성별 인정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사람도 성별 인정을 위하여 외과적 수술이나 불임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신분증에 성별을 표시하도록 한 때에는, 그 표시는 개인의 생식능력과는 무관하게 그 사람의 생활상의 성별을 인정하는 것이면 된다. 협회 이사회는 각국 정부와 다른 관계 당국에 대하여 신분 증명에 있어 외과적 조치를 요구하는 요건을 제거하도록 촉구한다.

나아가, 영국, 아르헨티나, 미국 등을 포함하여 점차 많은 나라의 정부들은 외과적 개입을 요구함이 없이 개인의 생활상의 성별을 인정하는 신분증 발급을 허가하도록 정책과 행정규칙을 마련해 오고 있습니다.


2. 많은 성전환자들은 성전환수술 없이도 자신의 심리적으로 인식되는 성별에 따라 심리학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삶을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성전환수술은 역사적으로 의학적 성전환(medical transition)의 궁극적 목표로 인식이 되어왔지만, 이는 임상 전문가들이 전 세계적 차원에서의 성별 다양성의 범위에 대한 지식을 가지기 전의 일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성전환자들은 금전적 이유나 숙련된 의료진의 부재로 인해 의학적 성전환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성전환자들은 사회적으로 주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이들로 하여금 출생 시 성별과는 다른 성별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을 막지는 못합니다.


3. 모든 침습적 외과적 절차에는, 특히 마취나 수술 부위 감염 때문에, 언제나 건강상 위험성이 따릅니다. 남성성기지향성형술(metoidioplasty)이나 음경성형술 등 남성 성전환자에 대한 외부성기 수술에 숙련된 외과의들은 기형, 움직임의 제약(mobility restriction), 비뇨기 협착(urinary stricture)이나 누관(fistula), 감각이나 신경기능의 상실 등의 부작용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발기 능력과 관련한 이러한 수술 방법들의 한계 때문에, 일부 성전환자들은 성기능 불능이 될 위험성을 감수하기보다는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개선된 수술 기술이 발달하기를 기다려 수술을 받고자 하고 있습니다. 어떤 성전환자의 경우에는 외과수술을 받지 못한다면 성별 위화감이 증대될 수 있는 반면, 다른 성전환자들은 그러한 수술 없이도 남성으로서(또는 여성으로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심리학적 자원들을 가지고 있으며, 법적 성별 정정은 이러한 삶을 사는 것을 더욱 촉진합니다. 어느 성전환자에 대해 어떤 의료적 조치가 적절한지는 당사자의 상황과 능력에 따라 개별적으로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의료적 조치의 목적은 각 환자들이 자신의 성별 정체성에 맞는 안정감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이 의견서 말미의 참고문헌 1 내지 2 참조).


4. 원치 않는 혹은 강제적인 성기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성전환자를 포함하여 누구에게나 정신건강상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5. 임상 경험에 의하면 많은 성전환자들은 수술을 받지 않더라도 그들의 성별 정체성을 안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표현(또는 성별 위화감을 완화 혹은 해소)합니다. 성전환과 관련한 수술은 어떤 사람에게는 의료적으로 필요하지만, 모든 성전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 누구도 성별 정체성을 인정받고 신분증을 정정하기 위해 수술을 강요받아서는 안 됩니다.

최근의 세 개의 연구인 아래 참고문헌 3 내지 5는 수술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한 호르몬 요법을 받은 사람들의 치료 결과에 대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협회의 표준의료기준에 따라 성전환 수술을 적절히 결정하여 행하는 경우, 이는 성전환증(transsexualism), 성주체성장애(gender identity disorder), 그리고 성별 위화감(gender dysphoria)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고 효과적이라고 밝혀졌습니다. 표준의료기준에 의하면, 성전환자의 심리적 적응에 있어 환자 자신이 가장 사회적 안정감을 느끼는 성별로 드러내고 살 수 있는 능력은 결정적이고, 설사 성기성형수술이 심리적․신체적으로 적절한 경우라도 이러한 능력을 수술 전에 갖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공부상의 성별정정은 개인이 사회적 기능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움을 주고, 수술 전에 필요한 필수적 요소입니다. 성별정정을 늦추는 것은 성전환자의 사회적 통합과 개인의 안전에 막대한 해를 미칠 수 있습니다.


사회적 성별 인정은 개인의 성기형태로 결정되지 않으며, 은밀한 신체부위를 변경, 형성, 기타 변형하도록 수술을 강제하는 것을 성별정정의 요건으로 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수술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은 영국의 성별인정법(Gender Recognition Act)과 미국의 연방 여권 규정(Federal Passport Regulations)과도 일맥상통하는 바입니다.


2012. 5.에는 아르헨티나의 입법자들이 성전환자들로 하여금 수술이나 다른 의료적 조치 없이, 그리고 의사의 진단서나 판사의 허가 없이도 성별 정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법은 "의무적 의료 정책 (Obligatory Medical Plan)"을 통해 공공 의료기관에서든 민간 기관에서든 성전환 수술을 환자의 별도 비용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법은 동종의 제도 중 세계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법률이 되었습니다.


2012. 12. 19.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행정항소법원은 (성별정정을 하려는 사람들은 불임 수술을 거쳐야 한다고 1972.부터 명시해 온) 스웨덴의 법적 성별인정법이 스웨덴 헌법(정부편 제2장 제6절)과 유럽인권협약 제8조, 제14조에 위배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 요건은 삭제되어야 하고 개인이 성별정정을 하고자 할 때 더 이상 적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스웨덴 정부 역시 2013. 7. 1.부터 시행되는 1972.의 법적 성별 인정법에 대한 개정안에서 이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 귀 법원에게 유용한 법적 자료로는 호주의 RE Kevin 사건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호주가정법원 재판부(2003.)는 가슴수술과 자궁 절제술을 거친 (그러나 성기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으로 성전환자의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관련 자료는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의 웹사이트(http://www.wallbanks.com/main/resources.html)에서 찾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협회는 저희가 앞서 문단 1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불임수술이 법적 성별정정의 요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스웨덴, 아르헨티나, 영국, 호주, 그리고 미국의 예에서 본 것처럼, 정책의 추세는 개인의 신체적인 형태나 생식능력과 상관없이 실제 생활상의 성별 정체성을 개인의 법적 성별로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정보가 귀 법원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2. 12. 28.


세계성전환자보건전문가협회 이사회를 대표하여,

존경을 담아,

회장 당선자 재미슨 그린 박사


서울서부지방법원 귀중


참고 문헌


1. Ettner R, Monstrey S, Eyler A. Principles of Transgender Medicine and Surgery. New York: Haworth Press:2007.

2. Coleman, E., et al., Standards of Care for the Health of Transsexual, Transgender, and Gender Nonconforming People, Version 7. International Journal of Transgenderism, 13:165-232, 2011. DOI: 10.1080/15532739.2011.700873 (prepublication copy available at http://www.wpath.org)

3. Murad, M. H., Elamin, M. B., Garcia, M. Z., Mullan, R. J., Murad, A., Ervin, P. J., et al. (2010). Hormonal therapy and sex reassignment: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quality of life and psychosocial outcomes. Clinical Endocrinology, 72(2), 214-231.

4. Byne, W., Bradley, S. J., Coleman, E., Eyler, A. D., Green, R., Menvielle, E. J., . . . Tompkins, D., A. (2012). Report of the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Task Force on treatment of gender identity disorder. Archives of Sexual Behavior, 41(4), 759-796.

5. Newfield E, Hart, S, Dibble S, Kohler L. Female-to-male transgender quality of life. Quality of Life Research:2006.



첨부2.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소개>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소개>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회장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성적지향(sexual orientation), 성별정체성(gender identity)과 관련된 인권 신장 및 차별 시정을 위한 법제도․정책 분석과 대안마련을 위해 2011년 8월 발족한 연구회이다. 이 연구회는 활동가, 연구자, 국내외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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